모든 취준생을 대기업을 원한다.
나 또한 그랬고, 대기업 영업 사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하여 글로벌 기업을 다니며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퇴사를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잘 알지는 못한다.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 나의 의견은 더욱 자신이 없다.
하지만 내가 공인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내 생각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나는 첫 직장으로 중소기업을 가는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특히 나처럼 언젠가 사업을 할 것이라면, 중소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내가 '과거' 글에서 간략히 언급한 적이 있지만 그 이유를 다시 한번 기술해보고자 한다.
내가 사업을 시작하면 대기업일까? 글로벌 기업일까?
아니다.
시작은 누구나, 무조건 중소기업이다.
최근에는 스타트업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지만, 단어 자체가 멋져보일뿐 결국 중소기업이다.
그렇다면 내 회사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을 경험해본 것이 더 유리한 것은 너무 자명하다.
실제로 대기업 출신 대표들은 현실에 맞지않게 대기업 시스템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과가 좋지 않다.
중소기업의 핵심은 유연성과 민첩함에 있다.
작은 기업의 강점이며,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그런데 대기업식 경직되고 체계화된 시스템은 구현할 수도 없을 뿐더러 구현한다고 하여도 그 시스템은 자원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적합하지 않다. 본인이 대기업 출신이라고 배우려는 마음 없이 대기업식으로 경영을 하려는 초보사장들을 보면 솔직히 답답하다. 나는 대기업 출신이며, 글로벌 기업 출신이다. 그럼에도 바닥에서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공부하고, 배우고, 몸으로 떼우며 사업을 키웠다.
이유는 나는 나 자신을 알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면서 사업뿐 아니라 모든 것이 나 자신을 아는데에서 시작된다.
내가 어떤 능력이 있고, 내 회사가 어떤 역량과 자원이 있는지 파악도 못하고 대기업 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의 간판을 본인과 동일시하는 사장들은 꼴 사납다.
사업을 시작했으면, 정신 차려라. 너는 가진 것이 하나도 없으며 아는 것도 누구보다 적은, 그야말로 완전한 신입사장이다.
다음 이유는 역량의 넓이다.
중소기업에서, 특히 사장은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영업? 재무? 마케팅? 유통관리?
다 필요하다.
대기업이라면 각 파트의 전문가를 고용하면 된다.
그런데 중소기업은? 어림도 없다.
돈도 부족하지만 각 파트의 전문가가 왜 중소기업을 오겠는가?
그러니 사장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모든 분야를 두루두루 넓게, 얕게라도 알아야만 한다.
하지만 대기업은 스페셜리스트를 육성한다.
정해진 파트에서 정해진 롤을 수행하며 특정 역량에 강한 스페셜리스트가 된다.
이는 사업에 독이다.
모든 부분은 조화롭게 움직여야 한다. 어느 하나만 튀어나가는 것은 절대 좋지 않다.
마케팅, 영업이 튀어나가버리는데 유통관리와 재무가 안된다면?
제품이 없어서 못판다.
영업이 튀어나가는데 마케팅이 안된다면?
고객에게 통일되고 체계화된 키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최악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지 못하고 그냥 그날그날 물건팔이로 전락하는 지름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장은 얕게라도 두루두루 알아야 한다.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게 되면 체계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들 한다.
그런데 정말 체계가 없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유연한 것이다. 유연하지만 효율적이지 않으면 체계가 없어보인다.
어찌되었듯 이런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면 본의 아니게 다양한 업무를 떠맡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얕게 아는 제네럴리스트로 성장이 가능하다.
또한 얕은 것은 이론적인 것일 뿐이지 실무에 있어서는 빠삭할 수 밖에 없다.
본인이 하고 있는 파트의 전체적인 과정을 혼자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중소기업에서 다양한 일을 맡는 것을 사장들이 싫어할까?
대환영이다.
마음만 먹고 고생을 한다면 경영 전반을 남의 돈으로 공짜로 해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기업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는 것은 추후 사업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물론 좋은 회사만 다녔던 내가 사회초년생들에게 중소기업에 입사하라는 것은 내로남불일 수 있다.
하지만 사회초년생들도 대기업 입사가 어려우면 '과거에 공부를 더 할껄'이라는 생각을 한번쯤은 하지 않는가?
나도 마찬가지이다.
중소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면 훨씬 더 수월하게 시작했을 것이고, 훨씬 빠르게 성장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사회초년생들에게 추천하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높은 연봉을 받아야 사업을 시작하기도 수월하고 나를 지킬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이 중소기업에 입사하려는 초년생들의 발목을 잡는다.
그런데 여러분이 신입으로 대기업을 입사하여 5년차를 찍는 것과 중소, 중견을 거쳐 대기업에 5년차로 입사하는 것 중 무엇이 더 쉬울까?
나는 장담할 수 있다.
후자가 무조건 쉽다.
일을 잘 할지 못할지도 모르는 신입을 뽑는 것은 굉장한 도박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입을 뽑을 때 다양한 스펙이나 특이한 경험을 보는 것이다.
그것말고는 여러분의 역량을 유추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스펙만 보는 더러운 세상인 것이 아니다.
일은 해본적도 없는 사람들을 무엇을 보고 평가한다는 것인가?
결국 성실성을 보는 것이다.
스펙조차 쌓지 못한 불성실함으로 일을 잘할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그럴수도 있지만, 아닐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사담당자는 높은 확률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 들어가겠다고 2년, 3년 버리느니 그냥 연봉이 괜찮은 중소 혹은 중견기업에서 시작하여 연봉을 올리며 점프업하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 아니면 중소, 중견에서 일을 1,2년 정도 하고 중고신입으로 가는 확실한 방법도 있다.
또한 사업을 하고 싶다면 대기업을 안거치는 한이 있더라도 작은 기업부터 올라가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대기업 출신 사장들에게 했던 말을 사회초년생에게도 해야겠다.
취업 전에 본인을 먼저 알아라.
내가 주변 취준생보다 뛰어나다고 입증할 수 있는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아라.
없다면 당연히 대기업에서 시작해야한다는 건방진 생각은 접어라.
대기업은 유니세프가 아니다.